본문 바로가기
한줄미래 캐치노트

연모 – 줄거리, 배경, 총평까지 한눈에 리뷰

by 디플 2026. 1. 12.

 

연모_박은빈
연모_박은빈

1. 왕이 된 소녀, 가슴 시린 운명을 걷다 – 줄거리 요약

KBS2 드라마 《연모》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성의 몸으로 왕이 된 소녀’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중심에 둔 정통 사극입니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 짧게 언급된 기록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이 작품은, “만약 여성임을 숨긴 채 왕이 된 이가 있었다면?”이라는 흥미로운 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박은빈이 연기한 주인공 담이(이휘)는 왕실에서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조선 사회에서 쌍둥이는 불길한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에 딸인 담이는 존재조차 감춰진 채 자라납니다. 세자가 된 오빠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자, 아버지는 명맥을 잇기 위해 담이를 남장시켜 오빠의 삶을 대신 살게 합니다. 그렇게 담이는 여성임을 숨기고 왕 ‘이휘’가 되어 치열한 궁중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철저한 외로움 속에 놓여 있습니다. 진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삶, 사랑할 수도, 사랑받을 수도 없는 정체성의 굴레 안에서 살아가며, 스스로조차 감정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은 한 인간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고통과도 같습니다. 그런 담이의 앞에 등장한 인물, 정지운(로운 분)은 어린 시절 인연이 있는 청년으로, 이휘의 가면 속에 숨겨진 담이의 본모습을 조금씩 꿰뚫어 보게 되면서 두 사람의 감정은 복잡하게 얽혀 들어갑니다.

 

단순히 ‘성별 반전’이라는 설정에 그치지 않고, 《연모》는 왕이라는 절대 권력을 지녔지만, 사랑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파고듭니다. 사랑과 권력, 진실과 침묵, 정체성과 운명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담이의 삶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현대의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안겨줍니다.


2. 박은빈의 연기, 드라마의 완성도를 이끌다 – 연기, 의상, OST까지

《연모》는 박은빈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녀는 이휘라는 캐릭터를 단순히 남장을 한 여성으로 연기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과 왕으로서의 책임,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갈등을 설계된 연기로 풀어냈습니다. 표정, 시선, 말투 하나하나에 담긴 섬세한 감정선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단 한 장면도 놓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침묵의 연기’**입니다. 말없이 감정을 삼켜야 하는 순간, 그녀의 눈빛은 수많은 감정을 담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대사가 없이도 전하는 감정은 오히려 더 진하고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상대역인 로운과의 케미스트리도 탁월했습니다.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정체성’이라는 한계를 두고 서로를 알아보고, 받아들이는 관계는 기존의 멜로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감정선을 형성했습니다.

 

여기에 고증을 바탕으로 정제된 의상과 소품 또한 극의 몰입감을 더했습니다. 담이의 왕복은 여성성을 최대한 배제하면서도 내면의 고요한 단단함을 표현했고, 간결한 궁중 장식들은 캐릭터의 고립감을 더 부각시켰습니다. 배경은 대부분 실내와 실외 공간을 오가며 조선의 궁을 서정적으로 표현했고, 어두운 조명과 미니멀한 배치는 드라마의 감성적인 무드를 강조했습니다.

 

음악 또한 이 작품의 정서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백지영이 부른 OST 〈IF I〉는 드라마의 핵심 감정선에 정확히 들어맞는 곡으로, 애틋하고 슬픈 감정을 완벽하게 전달했습니다. 백지영 특유의 감성 보컬과 가사, 멜로디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물짓게 만드는 장면마다 자연스럽게 깔리며, 감정의 몰입을 배가시켰습니다. OST의 힘은 박은빈의 연기와 결합되어 장면을 몇 배로 깊이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3. 연모 이후, 수상과 트리거가 된  작품 - 총평

《연모》는 단순히 한 작품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박은빈이라는 배우의 인생을 바꾼 트리거 작품**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연모》를 기점으로 박은빈의 연기는 더 널리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 작품을 본 수많은 시청자들은 그녀의 전작과 후속작을 차례로 찾아보는 ‘몰아보기’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박은빈은 《연모》로 2021년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정통 사극에서 여성 배우가 주연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례적인 사례로,
박은빈의 섬세한 연기와 드라마의 작품성이 모두 인정받은 결과였습니다.
함께 출연한 로운과는 베스트 커플상도 수상해, 작품의 감정선이 얼마나 강하게 전달되었는지를 방증했습니다.

《연모》 이후 박은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또 다른 인생작을 만나게 됩니다. 연모를 통해 감정선과 무게감을 증명한 그녀는, 우영우를 통해 한층 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대중성과 완성도 모두를 잡았습니다. 두 작품 모두 감정과 정체성의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닿아 있으며, 박은빈이라는 배우가 가진 섬세함이 어떤 식으로 장르를 넘나드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연모_박은빈
연모_박은빈

 

결국 《연모》는 단지 과거의 이야기를 재현하는 사극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 – ‘나는 누구로 살아가고 있는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사랑받을 수 있는가?’**를 던진 작품이었습니다.
그 중심에 박은빈이라는 배우가 있었고, 그녀의 연기, 감정선, 그리고 존재 자체가
이 작품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중심축이었습니다.